구조역학
부정정 구조 — 여분의 구속은 힘을 나누고, 대신 변형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정정 구조는 평형조건만으로 풀립니다. 부재 하나가 끊어지면 무너집니다.
부정정 구조는 구속이 여분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힘의 경로가 여러 갈래고, 평형만으로는 안 풀리고, 부재 하나가 항복해도 버팁니다.
실무 구조물 대부분 — 연속보, 라멘, 연속교 — 이 부정정입니다. 이 글은 그 여분의 구속이 무엇을 주고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계산으로 봅니다.
같은 보, 다른 지지
w = 30 kN/m, L = 8 m
단순지지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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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M = wL²/8 = 30×64/8 = 240 kN·m
지점 M = 0
처짐 δ = 5wL⁴/384EI
양단고정 (부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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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M = wL²/12 = 160 kN·m (부모멘트)
중앙 M = wL²/24 = 80 kN·m
처짐 δ = wL⁴/384EI ← 단순보의 1/5
| 단순지지 | 양단고정 | |
|---|---|---|
| 최대 모멘트 | 240 (중앙) | 160 (지점) |
| 중앙 모멘트 | 240 | 80 |
| 처짐 | 1.00 | 0.20 |
최대 모멘트가 33% 줄고 처짐이 1/5이 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 정모멘트와 부모멘트의 합은 그대로입니다.
80 + 160 = 240 = wL²/8
전체 모멘트 총량 wL²/8은 지지 조건과 무관합니다. 부정정은 그 총량을 지점과 중앙이 나눠 갖게 하는 장치일 뿐입니다. 슬래브의 연속 계수(1/10, 1/11, 1/16…)들이 전부 이 나눔의 다른 비율이고, 교량 형식 선정에서 경간 분할로 모멘트 균형을 잡는 것도 이 나눔을 조절하는 일입니다.
항복해도 끝이 아니다 — 소성 재분배
부정정의 두 번째 선물입니다. 양단고정보에 하중을 계속 올려봅니다. 단면의 소성모멘트를 Mp라 하면:
1단계: 지점이 먼저 Mp 도달 (지점 M이 크므로)
→ 지점에 소성힌지 형성. 그런데 붕괴하지 않음
→ 이후 하중은 "양단 힌지 단순보"가 받음
2단계: 중앙도 Mp 도달
→ 힌지 3개 = 붕괴기구. 이제 끝
극한하중을 비교하면:
단순보 wu = 8Mp/L²
양단고정보 wu = 16Mp/L² ← 정확히 2배
탄성 최대 모멘트 비(240:160)로는 1.5배여야 할 것 같은데 2배입니다. 차이 0.5배가 재분배의 몫 — 지점이 항복한 뒤에도 중앙에 여유가 남아 있어 그만큼 더 버틴 것입니다.
이 성질이 실무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 RC 설계의 부모멘트 재분배 허용 (연성이 충분하면 지점 M을 깎아 배근 완화)
· [강기둥 약보]의 전제 — 힌지가 나도 다음 경로가 있다
· [비틀림]의 적합비틀림 감소 — 균열 후 재분배
· 사고 시 여용성 — 한 부재 손상이 즉시 붕괴가 아님
단, 조건이 있습니다. 힌지가 회전을 버텨줘야 재분배가 됩니다. RC 보 휨설계에서 연성을 그토록 따진 이유가 여기서 회수됩니다 — 취성 단면은 힌지가 되지 못하고 부러집니다. 재분배는 연성의 대가로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분배가 없는 부재도 있습니다. 전이보 같은 핵심 부재, 펀칭 같은 취성 파괴 — 부정정의 보호막 바깥에 있는 것들이라 특별 관리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대가 — 변형을 용서하지 않는다
정정 구조는 지점이 내려앉아도, 온도로 늘어나도 그냥 움직이면 됩니다. 응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부정정은 여분의 구속이 그 움직임을 막습니다. 막힌 변형은 전부 응력이 됩니다.
지점침하 계산
2경간 연속보 (경간 L = 8 m씩), 중앙 지점이 δ = 20 mm 침하
EI = 100,000 kN·m² (개략)
중앙 지점 모멘트 변화
ΔM = 3EIδ / L² (2경간 연속보의 중앙지점, 개략식)
= 3 × 100,000 × 0.02 / 64
= 94 kN·m
하중 없이 94 kN·m가 생겼습니다. 위 예제의 하중 모멘트(160 kN·m)와 같은 자릿수입니다. ΔM ∝ EI/L²이므로:
강성이 클수록, 경간이 짧을수록 → 같은 침하에 더 큰 응력
뻣뻣하고 짧은 부정정 구조가 침하에 가장 예민합니다. 지반 침하에서 부등침하 각변위를 그토록 제한한 이유, 교량받침이 온도 신축을 “막지 않고 관리”하는 이유가 전부 이 한 줄입니다 — 부정정 구조에서 강제변형은 하중과 동급입니다.
온도·건조수축·크리프도 같은 문법입니다.
라멘교가 지간에 한계가 있는 이유 → 온도 신축이 갇힘
[매스콘크리트] 외부구속 균열 → 수축이 갇힘
[PSC 연속교]의 크리프 2차 모멘트 → 시간 변형이 갇힘
마지막 것이 특히 미묘합니다. PSC 거더교에서 본 대로, 단순보로 만들어 연속화하면 구조계가 바뀐 뒤의 크리프가 새 구속과 싸우며 없던 모멘트를 만들어냅니다. 부정정의 대가는 시간이 지나도 청구됩니다.
부정정 차수 — 여유의 개수
부정정 차수 = 미지수(반력+부재력) − 평형방정식 수
= "끊어도 되는 횟수"
차수가 1이면 힌지 하나(또는 부재 하나 절단)로 정정이 됩니다. 붕괴기구가 되려면 차수+1개의 힌지가 필요합니다 — 양단고정보(차수 2)에 힌지 3개가 필요했던 이유입니다.
차수는 여용성의 척도이자 해석 난이도의 척도입니다. 손으로 풀 때는 차수만큼의 적합조건(변형 일치)을 추가로 세워야 하고, 그 체계화가 모멘트분배법과 매트릭스 해석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부정정 구조를 정정 가정으로 푸는 경우
연속 슬래브를 단순보로 풀면 지점부 상부철근이 통째로 빠집니다. 슬래브에서 지적한 그 실수 — 안전측이 아니라 위치가 틀린 설계입니다.
재분배를 연성 확인 없이 쓰는 경우
부모멘트를 깎아 배근을 줄이는 재분배는 그 단면이 소성힌지로 회전할 수 있을 때만 성립합니다. 철근비 상한·연성 조건 확인이 전제입니다.
지점침하를 하중조합에서 빼는 경우
말뚝과 직접기초가 섞였거나 지반이 불균질하면 침하차는 예정된 하중입니다. 부정정 구조에서는 반드시 응력으로 돌아옵니다.
온도·수축을 “2차 응력”이라 무시하는 경우
정정이면 무시가 맞고, 부정정이면 하중입니다. 구조계를 보고 판단할 문제를 관행으로 처리하면 라멘·연속 구조에서 균열로 돌아옵니다.
여용성을 무한 신뢰하는 경우
재분배는 연성 파괴에만 있습니다. 전단·펀칭·정착 파괴는 힌지 없이 끊어지므로, 부정정이라도 그 경로가 지배하면 정정만큼 취약합니다.
해석 모델의 지지 조건을 실물과 다르게 넣는 경우
고정단으로 모델링한 기초가 실제로 회전하면(지반 유연성) 지점 모멘트는 과대, 경간 모멘트는 과소평가됩니다. 경계조건이 부정정 해석의 절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부정정이 항상 유리한가요?
힘 흐름과 처짐에서는 대체로 유리하고, 강제변형(침하·온도)과 해석 복잡도에서는 불리합니다. 교량받침의 일체식 교대(부정정↑, 유지관리↓)와 받침식(정정에 가깝게, 신축 허용) 선택이 이 트레이드오프의 실물입니다.
모멘트 총량 wL²/8은 왜 불변인가요?
평형 때문입니다. 하중이 만드는 힘의 총량은 지지 조건과 무관하고, 지지 조건은 그것을 정·부로 어떻게 나눌지만 정합니다. 그래서 연속보 설계는 “총량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의 문제가 됩니다.
소성설계는 왜 강구조에서 주로 쓰나요?
강재는 연성이 커서 힌지 회전 능력이 검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RC는 연성 조건이 까다로워 전면 소성설계 대신 제한적 재분배만 허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느 쪽이든 횡좌굴·국부좌굴 같은 취성 경로를 먼저 막아야 소성이론이 성립합니다.
가설 구조는 왜 정정으로 만드나요?
동바리·가교 같은 가설재는 지점 조건이 불확실하고 침하가 흔합니다. 정정이면 침하가 응력이 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이 좋습니다. 같은 이유로 PSC 거더를 단순보로 가설한 뒤 연속화하는 순서가 표준이 된 것입니다.
컴퓨터가 다 푸는데 차수 개념이 왜 필요한가요?
모델 검증 때문입니다. 지지 하나를 빼먹으면(불안정) 해석이 죽거나 이상한 답이 나오는데, 차수 감각이 있어야 그 이상함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여용성 평가 — 어느 부재가 끊어지면 정정이 되고 어느 부재가 끊어지면 붕괴인지 — 는 차수 개념 그 자체입니다.
정리
- 부정정의 선물: 같은 보가 최대 모멘트 33% 감소, 처짐 1/5. 총량
wL²/8은 불변이고 나눠 가질 뿐입니다. - 소성 재분배로 극한하중이 2배 — 탄성 비율(1.5배)을 넘는 0.5배가 재분배의 몫입니다. 단, 연성이 있어야 삽니다.
- 부정정의 청구서: 막힌 변형은 응력이 됩니다. 지점침하 20mm가 하중 없이 94 kN·m를 만들었습니다.
- 뻣뻣하고 짧을수록 침하·온도에 예민합니다.
ΔM ∝ EI/L². - 재분배가 없는 경로(전단·펀칭·취성)는 부정정의 보호막 밖입니다.
- 차수 = 끊어도 되는 횟수 = 붕괴까지 필요한 힌지 수 − 1.
연속 계수의 출처는 슬래브 1방향과 2방향, 연성의 조건은 RC 보 휨설계, 힌지 위치의 설계는 내진상세와 강기둥 약보, 강제변형의 실무는 지반 침하 계산과 교량받침과 신축이음에 있습니다. 다음 글은 움직이는 하중을 다루는 도구, 영향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