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교량받침과 신축이음 — 움직임을 막지 않고 관리하는 부품

교량 상판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여름과 겨울 사이에 늘었다 줄고, 활하중에 휘고, 크리프로 줄어듭니다.

이 움직임을 막으면 구조에 힘이 갇힙니다. 그래서 막지 않고 허용하되 관리합니다. 그 일을 하는 부품이 받침과 신축이음입니다.

얼마나 움직이는가

연장 200m 연속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ΔL = α · ΔT · L

α  = 1.0 × 10⁻⁵ /°C  (콘크리트)
ΔT = ±25°C           (가설 시점 기준 상승/하강)
L  = 200 m           (고정단에서 신축 끝단까지)
ΔL = 1.0×10⁻⁵ × 25 × 200,000 = 50 mm  (한 방향)

왕복 = ±50 mm  →  총 이동 범위 100 mm

200m 교량이 계절 사이에 10cm를 움직입니다. 여기에 콘크리트교라면 더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건조수축   εsh ≈ 2.0×10⁻⁴  →  200m에서 40 mm (수축만, 비가역)
크리프     프리스트레스에 의한 지속 압축 → 추가 단축 (비가역)

PSC교는 온도의 왕복 운동 위에 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수축이 겹칩니다. PSC 긴장력 손실에서 강재 응력을 깎아먹던 크리프·건조수축이, 여기서는 교량 길이를 깎아먹습니다. 신축이음 설계에서 콘크리트교가 강교보다 이동량이 큰 이유입니다.

받침 — 힘은 전달하고 움직임은 놓아준다

받침이 하는 일은 세 가지 자유도의 조합입니다.

연직력 전달   반드시 (이게 본업)
수평 이동     허용 or 구속  →  가동 / 고정
회전          허용 (처짐에 의한 단부 회전)

고정단·가동단 배치

한 연속교에서 고정단은 한 곳입니다. 나머지는 가동단으로 풀어 신축이 그쪽으로 빠져나가게 합니다.

     가동      가동      고정      가동
  ────▽────────▽────────▼────────▽────
      P1       P2       P3       P4

  신축은 P3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발생
  ← 75 m →|← 신축 기준점 →|← 125 m →

고정단 위치가 신축량을 가릅니다.

고정단이 중앙(P3)     → 양쪽 최대 신축 = 125m 분 = 31 mm
고정단이 단부(P1)     → 반대쪽 신축 = 200m 분 = 50 mm

고정단을 중앙 부근에 두면 신축이 양쪽으로 나뉘어 신축이음과 가동받침의 용량이 절반이 됩니다. 다만 고정단은 지진 수평력을 혼자 받는 자리이므로, 가장 튼튼한 교각(대개 키가 낮고 기초가 좋은)에 두는 것과 절충합니다.

두 방향을 함께 보면 배치는 이렇게 됩니다.

        교축 직각
          ↑
  ┌─────────────────┐
  │ 일방향   양방향  │   ← 각 받침이 어느 방향을
  │ (직각만) (모두)  │      풀어줄지 조합
  │ 고정     일방향  │
  │         (교축만) │
  └─────────────────┘

곡선교·사교에서는 신축 방향이 교축과 어긋나므로 가동 방향 설정이 더 까다로워집니다. 가동 방향을 잘못 잡으면 받침이 신축을 막게 되고, 그 힘이 교각을 밉니다.

받침 종류

종류 원리 특징
탄성받침 고무+강판 적층의 전단변형 단순·저렴, 중소지간 표준
납면진받침(LRB) 탄성받침 + 납 코어 지진 에너지 소산(면진)
포트받침 밀폐 고무 위 활동판 대하중, 대이동량
스페리컬받침 구면 활동 대회전, 대하중

탄성받침은 고무 블록의 전단변형으로 이동을 흡수합니다.

전단변형률 한계 (통상 설계값 ≈ 70%)

이동량 50 mm를 받으려면
  고무 총두께 ≥ 50 / 0.7 = 72 mm

이동량이 커지면 고무가 두꺼워져야 하고, 두꺼워지면 연직 강성이 떨어져 한계가 옵니다. 그 지점부터 활동면을 쓰는 포트받침으로 넘어갑니다.

신축이음 — 유간 계산

신축이음은 상판 끝의 벌어진 틈을 차량이 넘어갈 수 있게 덮는 장치입니다. 핵심은 유간(틈의 폭)을 설치 시점 온도에 맞춰 조정하는 것입니다.

설계 조건
  최고 +40°C, 최저 −20°C, 신축 길이 125 m (고정단부터)
  콘크리트 α = 1.0×10⁻⁵

전체 신축량 = 1.0×10⁻⁵ × 60 × 125,000 = 75 mm
+ 건조수축·크리프 잔여분 = 15 mm (비가역, 벌어지는 방향)
+ 여유량 = 10 mm
──────────────────────────────
신축이음 용량 ≥ 100 mm 급 선정

설치 시 유간은 그날 온도로 정합니다.

설치 온도 15°C일 때
  앞으로 더 늘어날 양 (+40°C까지)  = 1.0×10⁻⁵ × 25 × 125,000 = 31 mm
  앞으로 더 줄어들 양 (−20°C까지)  = 1.0×10⁻⁵ × 35 × 125,000 = 44 mm
                                    + 수축·크리프 15 = 59 mm

  유간 설정: 최소유간 + 31 mm 이상 확보
  (더워지면 닫히고, 추워지면 59 mm 더 벌어진다)

여름에 설치하면 유간을 좁게, 겨울에 설치하면 넓게 잡습니다. 이걸 설치 당일 온도 없이 도면값 그대로 시공하면, 여름 폭염에 유간이 0이 되어 상판끼리 밀어버리는 사고가 납니다.

이 두 부품이 가장 먼저 고장 납니다

교량 본체 수명은 수십~백 년이지만 받침과 신축이음은 아닙니다.

신축이음  10 ~ 20년 교체
받침      20 ~ 40년 교체

이유는 명확합니다. 움직이는 부품이고, 차륜이 직접 때리고, 물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축이음은 이중으로 해롭습니다.

신축이음 누수
  → 하부의 받침·교좌면으로 물+제설염 유입
  → 받침 부식, 콘크리트 열화
  → 교체 시기 단축

신축이음이 죽으면 받침도 같이 죽습니다. 연속화로 신축이음 수 자체를 줄이는 것(PSC 거더교의 연속화)이 유지관리에서 그토록 강조되는 이유이고, 아예 받침·이음을 없앤 일체식 교대 교량(라멘화)이 소지간에서 확산되는 이유입니다.

교체를 전제로 하는 부품이므로 설계에 교체 가능성이 들어가야 합니다.

· 잭 업 포인트: 상판을 들어올릴 자리와 그때의 보강
· 받침 주변 작업 공간
· 인상 시 단차 제한 (포장·이음부 손상 방지)

잭 업 검토 없이 설계된 교량은 받침 교체 때마다 큰 공사가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고정단을 습관적으로 교대에 두는 경우

교대 고정이 시공은 편하지만 전 길이의 신축이 반대쪽으로 몰립니다. 신축이음·가동받침 용량이 두 배로 커지고, 지진 수평력도 교대가 다 받습니다. 중앙 교각 고정과 비교 검토가 기본입니다.

이동량 계산에서 수축·크리프를 빠뜨리는 경우

강교라면 온도만으로 되지만 콘크리트교는 비가역 수축이 더해집니다. 예제에서 15mm — 온도 신축의 20%가 추가였습니다. 이걸 빼면 겨울에 유간이 부족해집니다.

설치 온도 보정 없이 유간을 잡는 경우

도면의 유간은 기준 온도의 값입니다. 설치 당일 온도로 보정하지 않으면 한쪽 극단에서 용량을 초과합니다.

사교·곡선교에서 가동 방향을 교축으로만 잡는 경우

신축은 고정단에서 뻗는 방사 방향으로 일어납니다. 사각이 크면 받침 가동 방향과 실제 이동 방향이 어긋나 받침에 횡력이 걸리고 가이드가 파손됩니다.

받침 교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

잭 업 포인트와 인상 공간이 없으면 교체가 대공사가 됩니다. 신설 설계에서 몇 줄이면 되는 것이 유지관리 단계에서 수억이 됩니다.

부반력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

연속교 단부 경간이 짧으면 활하중 배치에 따라 받침이 들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받침은 누르는 힘만 전제하는 부품이라 부반력이 생기면 인양방지장치가 별도로 필요합니다. 교량 형식 선정에서 경간 분할을 등분하지 말라고 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탄성받침도 고정단이 될 수 있나요?

탄성받침은 엄밀히는 어느 방향도 완전히 고정하지 않습니다. 전단 강성으로 수평력을 분담할 뿐입니다. 그래서 탄성받침 교량은 “모든 받침이 조금씩 분담”하는 개념으로 설계하기도 하고, 명확한 고정점이 필요하면 전단키나 고정받침을 씁니다.

면진받침을 쓰면 뭐가 달라지나요?

받침이 주기를 길게 하고 에너지를 소산해 상부에서 하부로 전달되는 지진력 자체를 줄입니다. 지진하중과 내진설계 개요의 응답스펙트럼에서 주기를 오른쪽으로 옮기는 전략입니다. 하부공이 절약되는 대신 받침 변위가 커져 신축이음과 유간 설계가 함께 커집니다.

일체식 교대 교량은 신축을 어떻게 처리하나요?

받침과 신축이음 없이 상판과 교대를 강결하고, 신축을 교대 배면의 뒤채움 흙과 말뚝의 유연성으로 흡수합니다. 유지관리 부품이 없어지는 대신 연장에 한계가 있고(대략 100m 이하), 교대 배면 흙의 다짐·침하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온도 범위는 어떻게 정하나요?

설계기준의 지역별 온도와 부재 종류(강교가 콘크리트교보다 범위가 큼)에 따릅니다. 강교는 열용량이 작아 대기온도에 빠르게 따라가므로 설계 온도 범위가 더 넓습니다.

받침 고장은 어떻게 발견하나요?

정기점검에서 고무의 균열·팽출, 활동판의 이탈·편기, 본체의 부식, 예상 위치 대비 이동량 이상을 봅니다. 여름·겨울 이동량이 계산과 크게 다르면 어딘가에서 신축이 구속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정리

  • 교량은 움직입니다. 200m가 계절 간 10cm. 막으면 힘이 갇히므로 허용하되 관리합니다.
  • 콘크리트교는 온도 왕복에 비가역 수축·크리프가 더해집니다. 이동량 계산에서 빠뜨리면 안 됩니다.
  • 고정단은 한 곳, 중앙 부근이면 신축이 양쪽으로 나뉩니다. 지진력을 받을 튼튼한 교각과 절충합니다.
  • 탄성받침은 고무 전단변형으로 이동을 흡수합니다. 이동량이 크면 포트받침으로 넘어갑니다.
  • 신축이음 유간은 설치 당일 온도로 보정합니다. 여름 설치는 좁게, 겨울 설치는 넓게.
  • 받침과 신축이음은 소모품입니다. 신축이음 누수가 받침을 죽입니다. 연속화·일체식으로 개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유지관리입니다.
  • 교체를 전제로 잭 업 포인트를 설계에 넣으세요.

연속화는 PSC 거더교에, 형식과 경간 분할은 교량 형식 선정에, 지진력과 면진 개념은 지진하중과 내진설계 개요에, 크리프·건조수축은 PSC 긴장력 손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