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지반 침하 계산 — 얼마나, 그리고 언제까지 가라앉는가

독립기초 지지력 검토에서 지지력이 나와도 침하가 안 나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점성토에서 그렇습니다.

침하 검토는 질문이 두 개입니다. 얼마나 가라앉는가, 그리고 언제까지 가라앉는가. 사질토와 점성토는 이 두 질문에 완전히 다르게 답합니다.

침하는 세 종류입니다

총침하 S = Si + Sc + Ss

Si  즉시침하     재하 직후. 탄성적. 사질토는 사실상 이것뿐
Sc  1차 압밀침하  간극수가 빠져나가며 진행. 점성토의 주범
Ss  2차 압밀침하  간극수압 소산 후에도 계속되는 크리프성 침하
구분 사질토 점성토
주된 침하 즉시침하 압밀침하
걸리는 시간 시공 중 거의 완료 수개월 ~ 수십 년
크기 대체로 작음 클 수 있음
문제 시점 시공 중 흡수됨 준공 후 진행

사질토 침하는 대부분 시공 중에 끝나 마감 전에 흡수됩니다. 점성토 침하는 준공 후에도 계속되므로 건물이 쓰이는 동안 가라앉습니다. 침하 검토가 사실상 점성토 검토인 이유입니다.

왜 점성토는 느린가

침하는 흙 속의 간극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간극에는 물이 차 있고, 흙이 줄려면 그 물이 빠져나가야 합니다.

사질토   투수계수 큼   →  물이 즉시 빠짐   →  침하 즉시
점성토   투수계수 작음  →  물이 서서히 빠짐  →  침하 서서히

하중을 가한 직후 점성토에서는 물이 하중을 대신 받습니다(과잉간극수압). 물이 빠져나가는 만큼 흙 골격이 하중을 넘겨받으며 압축됩니다. 이 과정이 압밀입니다.

재하 직후    하중 = 수압이 부담 (침하 없음)
    ↓        물이 빠져나감
시간 경과    하중 = 흙 골격이 부담 (침하 진행)
    ↓
압밀 완료    과잉간극수압 = 0 (1차 압밀 끝)

압밀침하량 계산

Sc = [Cc / (1 + e0)] × H × log₁₀[(P0 + ΔP) / P0]

Cc  압축지수 (e-logP 곡선의 기울기)
e0  초기 간극비
H   압밀층 두께
P0  층 중앙의 현재 유효응력
ΔP  구조물에 의한 응력 증가분

예제

지표 아래 3 m부터 두께 6 m의 점토층
  γ = 18 kN/m³ (상부 사질토), γsat = 17 kN/m³ (점토)
  지하수위 = 지표 아래 3 m
  e0 = 1.1,  Cc = 0.35

기초 하중에 의한 점토층 중앙 응력 증가  ΔP = 40 kPa

점토층 중앙(지표 아래 6m)의 유효응력부터 구합니다.

P0 = 18 × 3  +  (17 − 9.81) × 3
   = 54 + 21.6
   = 75.6 kPa

지하수위 아래는 수중단위중량을 씁니다. 옹벽 안정검토에서 수압이 흙의 유효중량을 깎던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Sc = [0.35 / (1 + 1.1)] × 6,000 × log₁₀[(75.6 + 40) / 75.6]
   = 0.1667 × 6,000 × log₁₀(1.529)
   = 1,000 × 0.1845
   = 184 mm

18cm가 가라앉습니다. 지지력은 충분해도 이 침하가 허용되는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log의 의미 — 같은 하중, 다른 침하

식이 로그라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같은 ΔP = 40 kPa라도 현재 응력에 따라 침하가 다릅니다.

P0 ΔP/P0 Sc
40 kPa (얕은 층) 1.00 301 mm
75.6 kPa (예제) 0.53 184 mm
150 kPa (깊은 층) 0.27 102 mm

얕은 연약층일수록 같은 하중에 훨씬 크게 가라앉습니다. 성토 몇 미터에 지반이 수십 cm 내려앉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과압밀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위 계산은 정규압밀(현재 응력이 역사상 최대) 가정입니다. 과거에 더 큰 하중을 받았던 흙(과압밀)은 선행압밀응력 Pc까지는 훨씬 완만한 기울기(재압축지수 Cr ≈ Cc/5~1/10)로 가라앉습니다.

P0 + ΔP ≤ Pc   →  Cr만 사용. 침하가 1/5 이하로 급감
P0 + ΔP > Pc   →  Pc까지 Cr, 그 너머는 Cc로 나눠 계산

과압밀비(OCR) 확인이 침하 계산의 첫 단추입니다. 정규압밀로 잘못 가정하면 침하를 몇 배로 과대평가하고, 반대 실수는 위험측입니다.

언제까지 가라앉는가

압밀에 걸리는 시간은 배수 거리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t = T · d² / cv

T   시간계수 (압밀도 90%에서 T90 = 0.848)
d   배수 거리 (양면배수면 H/2, 일면배수면 H)
cv  압밀계수
예제 점토층: H = 6 m, 상하 모래층 사이 → 양면배수, d = 3 m
cv = 2 × 10⁻³ cm²/s = 6.3 m²/년

t90 = 0.848 × 3² / 6.3 = 1.2 년

90% 압밀에 약 1.2년. 그런데 조건이 조금만 바뀌면:

일면배수라면      d = 6 m  →  t90 = 4.8 년   (4배)
층이 12 m라면     d = 6 m  →  t90 = 4.8 년
cv가 1/10이라면              →  t90 = 12 년

배수 거리 제곱의 위력입니다. 연약지반 개량에서 연직배수재(PVD)를 촘촘히 박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배수 거리를 수 미터에서 수십 cm로 줄이면 침하 완료 시간이 수십 년에서 수개월로 단축됩니다.

진짜 문제는 부등침하입니다

균등침하 100 mm   →  건물이 통째로 내려감. 구조적으로 무해
부등침하 30 mm    →  부재에 강제변형. 균열·경사 발생

판정 지표는 각변위입니다.

각변위 = δ / L   (인접 기둥 간 침하차 / 기둥 간격)

1/500   균열 발생 우려 한계 (통상 허용치)
1/300   칸막이·마감 손상
1/150   구조 손상 우려
기둥 간격 6 m, 허용 각변위 1/500
  → 허용 침하차 = 6,000 / 500 = 12 mm

총침하 184mm보다 침하차 12mm가 먼저 걸립니다. 침하 검토의 결론은 대부분 “얼마나 고르게 가라앉느냐”입니다.

부등침하가 생기는 전형적 조건:

· 지층 두께가 평면적으로 다름 (경사진 연약층)
· 하중이 다름 (고층부와 저층부)
· 기초 형식 혼용 (일부 말뚝 + 일부 직접기초)
· 인접 시공 (새 건물 하중이 기존 건물 지반에 영향)

기초 형식 혼용이 특히 위험합니다. 말뚝 부분은 안 가라앉고 직접기초 부분만 가라앉아 경계에서 각변위가 집중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지지력만 확인하고 침하를 생략하는 경우

허용지지력에는 침하 조건이 포함된 경우도 있지만, 점성토의 장기 압밀은 별도 검토입니다. 독립기초의 지지력 검토와 이 글의 침하 검토는 둘 다 통과해야 합니다.

유효응력 대신 전응력을 쓰는 경우

지하수위 아래에서 수중단위중량을 쓰지 않으면 P0가 커져 침하를 과소평가합니다. 예제에서 전응력으로 하면 P0 = 105 kPa가 되어 Sc가 143mm로 22% 작게 나옵니다.

과압밀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

선행압밀응력은 압밀시험에서 나옵니다. 시험 없이 정규압밀을 가정하는 것은 침하를 크게 과대평가하는 쪽이라 안전측이긴 하지만, 불필요한 지반개량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배수 조건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

점토층 위아래가 모래인지 암반인지에 따라 시간이 4배 차이 납니다. 시추주상도에서 배수층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시간 계산의 전제입니다.

인접 시공의 영향을 무시하는 경우

새 성토나 건물의 응력은 옆으로도 퍼집니다. 기존 건물 아래 점토층에 ΔP가 추가되면 이미 안정된 건물이 다시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응력 영향 범위 검토가 필요합니다.

말뚝을 박으면 침하가 끝났다고 보는 경우

지지말뚝이라도 말뚝 선단 아래 압축층이 있으면 침하합니다. 그리고 주변 지반이 압밀 중이면 말뚝기초 개요에서 다룬 부마찰력이 걸립니다. 침하 중인 지반에 박은 말뚝은 침하 문제가 부마찰 문제로 바뀔 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즉시침하는 어떻게 구하나요?

탄성이론 기반의 식으로 구합니다. 기초 폭, 하중, 지반의 탄성계수와 포아송비가 들어갑니다. 사질토는 N값에서 탄성계수를 추정하는 경험적 방법을 많이 씁니다. 점성토에서는 압밀침하가 훨씬 커서 즉시침하는 부수적입니다.

2차 압밀은 언제 문제가 되나요?

유기질토·고소성 점토에서 큽니다. 1차 압밀이 끝난 뒤에도 로그 시간에 비례해 계속 가라앉습니다. 이런 지반에서는 1차 압밀을 빨리 끝내도 침하가 끝나지 않으므로, 하중을 미리 더 크게 가했다 제거하는 과재하(surcharge) 공법으로 2차 압밀분까지 선행시킵니다.

압밀시험 없이 개략 검토할 수 있나요?

Cc를 액성한계로 추정하는 경험식(Cc ≈ 0.009(LL−10) 등)이 있습니다. 개략 검토에는 쓸 수 있지만 편차가 크므로, 침하가 지배할 것 같은 현장은 압밀시험이 필수입니다.

침하를 줄이는 방법은 뭐가 있나요?

세 갈래입니다. 하중을 줄이거나(경량 성토, 지하층으로 하중 상쇄), 좋은 층으로 내리거나(말뚝), 지반 자체를 개선합니다(선행재하+연직배수, 치환, 심층혼합처리). 어느 쪽이 경제적인지는 연약층 두께와 공기가 정합니다.

침하 계측은 왜 하나요?

계산은 추정입니다. 실측 침하 곡선을 쌍곡선법 등으로 외삽하면 최종 침하량과 완료 시기를 갱신할 수 있고, 성토 속도 조절(안정관리)의 근거가 됩니다. 연약지반 성토에서 계측 없는 시공은 설계 가정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정리

  • 침하 검토는 점성토 검토입니다. 사질토는 시공 중에 끝나고, 점성토는 준공 후에도 가라앉습니다.
  • 압밀침하는 Cc/(1+e0) · H · log[(P0+ΔP)/P0]. 예제에서 184 mm였습니다.
  • 얕은 연약층일수록 같은 하중에 크게 가라앉습니다. 로그 항 때문입니다.
  • 과압밀이면 침하가 1/5 이하로 줄어듭니다. OCR 확인이 첫 단추입니다.
  • 시간은 배수 거리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양면배수 1.2년이 일면배수면 4.8년입니다. PVD가 이 제곱을 공략합니다.
  • 문제는 총침하가 아니라 부등침하입니다. 각변위 1/500 기준으로 기둥 간격 6m면 침하차 12mm가 한계입니다.
  • 기초 형식 혼용이 부등침하의 전형적 원인입니다.

지지력 검토는 독립기초 지지력 검토, 말뚝과 부마찰력은 말뚝기초 개요, 유효응력과 수압은 옹벽 안정검토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