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설계
무량판 뚫림전단 — 기둥이 슬래브를 뚫고 올라오는 파괴
무량판(플랫 플레이트)은 보 없이 슬래브가 기둥에 직접 얹히는 구조입니다. 층고가 줄고 거푸집이 단순해 아파트·주차장에서 널리 씁니다.
이 구조의 급소가 뚫림전단(펀칭)입니다. 슬래브 1방향과 2방향에서 “2방향에서 실제로 지배하는 것은 휨이 아니라 펀칭”이라고 했는데, 이 글에서 그 계산을 끝까지 해봅니다.
그리고 펀칭이 특별히 무서운 이유 — 한 절점의 파괴가 건물 전체의 연쇄붕괴로 번질 수 있다는 것 — 까지입니다.
파괴의 형태
↓↓↓ 슬래브 하중 ↓↓↓
═══════╗ ╱ ╲ ╔═══════
╳ 45°쯤 ╳ ← 원뿔형 파괴면
╲╲ ╱╱
┌───────┐
│ 기둥 │
기둥 주변 슬래브가 원뿔대 모양으로 뚫리며 떨어집니다. RC 전단설계의 사인장 파괴와 같은 계열이지만 2방향으로 도는 파괴면이라 훨씬 급작스럽고, 휨철근이 아무리 많아도 못 막습니다.
위험단면은 기둥면에서 d/2 떨어진 둘레입니다. 독립기초의 2방향 전단과 같은 검토인데, 기초는 두께가 커서 대개 여유가 있고 무량판은 슬래브가 얇아 항상 빠듯하다는 것이 차이입니다.
계산해 봅니다
무량판 슬래브 t = 250 mm, d ≈ 210 mm
기둥 500 × 500 (내부 기둥), 경간 8.0 × 8.0 m
fck = 27 MPa, wu = 13.0 kN/m² (자중+마감+활하중, 계수)
작용 전단력
내부 기둥이 부담하는 면적에서 위험단면 안쪽을 뺍니다.
위험단면 한 변 = 500 + 210 = 710 mm
bo = 4 × 710 = 2,840 mm
Vu = 13.0 × (8.0 × 8.0 − 0.71²)
= 13.0 × (64.0 − 0.50)
= 825 kN
설계 전단강도
정사각 내부 기둥이면 기본식이 지배합니다.
φVc = 0.75 × (1/3)√fck × bo × d
= 0.75 × (5.196/3) × 2,840 × 210
= 0.75 × 1.732 × 596,400
= 775 kN
Vu / φVc = 825 / 775 = 1.06 ✕ 6% 초과
떨어집니다. 8m 경간 무량판 250mm 슬래브의 전형적인 결과입니다. 무량판 설계는 이 6~30%를 어떻게 메우느냐의 싸움입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 불균형 모멘트
무량판은 보가 없으므로 슬래브가 기둥에 모멘트도 전달합니다. 활하중이 한쪽 경간에만 실리거나, 외부 기둥이거나, 지진 시 층간변위가 생기면 절점에 불균형 모멘트가 걸립니다.
이 모멘트의 일부(대략 40%)는 위험단면 둘레의 전단응력 차이로 전달됩니다.
전단응력 = Vu/(bo·d) + γv·Mu·c/Jc
균등 성분 모멘트 성분 (한쪽 면에 가산)
Mu = 120 kN·m가 걸리면 (γv ≈ 0.40)
균등 성분 825,000/(2,840×210) = 1.38 MPa
모멘트 성분 개략 +0.4 MPa 수준
합계 ≈ 1.78 MPa vs φvc = 1.30 MPa
불균형 모멘트가 붙는 순간 초과율이 6%에서 37%로 뜁니다. 외부·모서리 기둥과 지진 조합에서 펀칭이 훨씬 불리해지는 이유이고, 중력만 검토하고 넘어가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메우는 방법 — 네 가지
① 슬래브 두께 증가 d가 커지면 bo·d 둘 다 증가. 가장 확실
② 지판 (드롭 패널) 기둥 주변만 국부 증타. 층고 손해 최소
③ 기둥 확대·주두 bo 증가
④ 전단보강재 스터드레일, 전단스터럽
④가 요즘 표준입니다. 스터드레일(헤드 스터드를 레일에 용접한 기성품)을 기둥 주위에 방사형으로 깝니다.
보강 시 위험단면이 두 개가 됩니다
내부 단면 (기둥면 d/2) 콘크리트+스터드가 함께 저항
외부 단면 (보강 끝 d/2) 콘크리트만 저항
→ 보강 길이는 외부 단면이 정함
보강재를 아무리 촘촘히 넣어도 상한이 있습니다. RC 전단설계의 Vs 상한과 같은 논리 — 넘으면 두께나 지판으로 가야 합니다.
주의할 것: 슬래브가 얇으면 전단보강 효과 자체가 제한됩니다. 스터드가 정착될 깊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략 250mm 미만 슬래브에서는 보강재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집니다.
왜 연쇄붕괴로 가는가
펀칭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① 한 절점 펀칭 파괴
→ 그 기둥 몫의 하중이 이웃 기둥으로 이동
② 이웃 절점 하중 증가 (+ 낙하 충격)
→ 이웃 절점도 펀칭
③ 한 층 전체 낙하 → 아래층 슬래브에 충격
→ 아래층도 관통 (팬케이크 붕괴)
펀칭은 취성 파괴라 경고 없이 시작되고, 무량판은 하중을 재분배할 보가 없어 번지는 것을 막을 구조가 없습니다. 국내외 무량판 붕괴 사고의 공통 구조입니다.
마지막 방어선 — 기둥을 관통하는 하부철근
상부철근 (부모멘트용)
━━━━━━━━━━━┓ ┏━━━━━━━━━━━
┃ ┃
───────────╂─╂─────────── ← 하부철근이 기둥 심부를
┃ ┃ 관통·연속 (붕괴방지근)
기둥
펀칭이 나더라도 기둥 위치를 연속으로 지나는 하부철근이 있으면, 뚫린 슬래브가 이 철근에 매달립니다(현수 작용). 슬래브는 파괴됐지만 낙하하지 않고, 연쇄가 끊깁니다.
· 각 방향 최소 2본 이상, 기둥 심부(주철근 안쪽)를 관통
· 연속 또는 완전 정착 — 이음은 [B급 이음]으로
· 상부철근은 이 역할을 못 함
(펀칭 원뿔이 상부철근 위쪽으로 뜯겨 나가기 때문)
상부철근이 못 하는 역할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파괴면이 상부철근을 피복째 들어내므로, 매달 수 있는 것은 파괴 원뿔 아래쪽을 지나는 하부철근뿐입니다. 몇 본의 철근이 건물 전체의 연쇄붕괴를 끊는,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극단적인 상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중력하중 펀칭만 검토하는 경우
불균형 모멘트를 빼면 외부·모서리 기둥과 지진 조합에서 크게 위험측입니다. 예제에서 6% 초과가 37% 초과로 바뀌었습니다.
개구부를 기둥 옆에 뚫는 경우
위험단면에서 기둥 폭의 몇 배 이내 개구부는 bo를 직접 깎습니다. 설비 슬리브가 기둥 옆에 몰리는 실제 상황이 정확히 이 경우입니다. 개구부 위치는 위험단면 바깥으로 밀어야 합니다.
시공 중 하중을 잊는 경우
동바리 존치·재설치에 따라 시공 중 슬래브가 위층 타설 하중까지 받습니다. 거푸집 존치기간에서 본 “시공 중이 설계하중에 육박하는 순간”이 무량판에서는 펀칭으로 직결됩니다. 그 시점 콘크리트는 fck에도 못 미칩니다.
코어 편심을 무시하는 경우
한쪽에 코어(전단벽)가 있으면 지진 시 슬래브가 벽과 기둥 사이에서 큰 불균형 모멘트를 받습니다. 전단벽 배치와 펀칭 검토는 연결된 문제입니다.
붕괴방지 하부철근을 빠뜨리거나 이음 처리하는 경우
기둥 위 하부철근은 배근 편의상 끊기 쉬운 위치입니다(상부철근과 간섭). 연속 관통이 규정 취지이고, 부득이한 이음은 완전 정착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전단보강 슬래브의 최소 두께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
얇은 슬래브에서는 스터드 정착 깊이가 안 나와 계산상 보강이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무량판과 플랫 슬래브는 같은 건가요?
플랫 플레이트는 지판·주두 없이 순수 평판, 플랫 슬래브는 지판(드롭 패널)이나 주두가 있는 형식을 가리키는 것이 통례입니다. 지판이 있으면 펀칭 여유가 크게 늘어납니다.
펀칭 검토에 슬래브 철근량은 안 들어가나요?
기본식에는 없지만, 실제 강도는 인장철근비의 영향을 받습니다(철근이 많으면 균열이 억제되어 골재 맞물림이 유지됨). 일부 기준은 철근비를 명시적으로 반영합니다. 어느 쪽이든 휨철근으로 펀칭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기둥 단면 형상도 영향이 있나요?
있습니다. 장변/단변비가 큰 납작한 기둥은 단부 응력집중으로 유효 강도가 깎이고, 기준식에도 형상 보정항이 있습니다. 같은 둘레라면 정사각에 가까운 쪽이 유리합니다.
리프트 슬래브·PT 슬래브는 다르게 보나요?
포스트텐션 슬래브는 프리스트레스 압축이 전단강도를 올려주고 처짐·균열에도 유리해 장경간 무량판의 표준 해법입니다. 다만 긴장재 배치가 기둥 대를 지나야 효과가 온전하고, PSC의 정착부·손실 문제가 따라옵니다.
기존 무량판 건물은 어떻게 보강하나요?
기둥 주변 슬래브 하부에 강판·탄소섬유 보강, 주두 신설(기둥머리 확대), 관통 볼트형 전단보강 후시공 등이 쓰입니다. 붕괴방지 철근이 없는 기존 건물은 연쇄붕괴 관점의 평가가 먼저입니다.
정리
- 무량판의 급소는 펀칭입니다. 예제(8m 경간, t=250)에서 중력만으로 이미 6% 초과였습니다.
- 불균형 모멘트가 전단응력에 가산됩니다. 예제에서 초과율이 37%로 뛰었습니다. 외부 기둥·지진 조합이 지배합니다.
- 해법은 두께·지판·기둥 확대·전단보강재. 보강재는 외부 위험단면과 정착 깊이가 한계를 정합니다.
- 펀칭은 취성이고 무량판은 재분배 경로가 없어 연쇄붕괴 구조입니다.
- 마지막 방어선은 기둥 심부를 관통하는 연속 하부철근입니다. 상부철근은 이 역할을 못 합니다.
- 개구부 위치, 시공 중 하중, 얇은 슬래브의 보강 한계 — 세 가지가 실무의 함정입니다.
2방향 슬래브의 일반론은 슬래브 1방향과 2방향, 전단의 기본은 RC 전단설계, 기초의 펀칭은 독립기초 지지력 검토, 시공 중 하중은 거푸집 존치기간과 동바리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