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설계
비틀림 설계 — 무시해도 되는 비틀림과 그렇지 않은 비틀림
비틀림은 설계에서 가장 자주 생략되는 항목입니다. 그리고 생략해도 되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문제는 생략하면 안 되는 경우를 구분하지 못할 때입니다.
두 종류의 비틀림
[평형비틀림] 비틀림이 없으면 힘의 평형이 성립하지 않는다
→ 다른 경로가 없음
→ 반드시 설계해야 함
[적합비틀림] 부정정 구조에서 변형의 적합조건 때문에 생긴다
→ 균열 후 강성이 줄면 다른 부재로 재분배됨
→ 감소시켜 설계 가능
그림으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평형비틀림 — 캔틸레버 슬래브를 지지하는 보]
╱▔▔▔▔▔▔▔ 캔틸레버 슬래브
╱
┌───●───┐ 보가 비틀림을 받지 않으면
│ 보 │ ↺ 슬래브가 그대로 떨어진다
└───────┘
[적합비틀림 — 양단 구속된 보에 직교보가 붙은 경우]
┌───┬───┐ 직교보가 처지면서 주보를 비튼다
│ │ │ 주보에 균열이 가면 비틀림 강성이 떨어지고
│ ├───┤ ↺ 직교보 단부가 힌지처럼 거동하며 재분배
│ │ │
└───┴───┘
평형비틀림의 대표는 캔틸레버 슬래브를 받는 테두리보, 곡선보, 편심 하중을 받는 크레인 거더입니다. 이 경우 비틀림 저항이 없으면 구조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적합비틀림은 균열이 가면서 힘이 알아서 빠져나갑니다. 기준은 이 경우 설계 비틀림모멘트를 일정 값으로 낮추는 것을 허용합니다.
둘을 구분하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보가 비틀림을 못 받으면 다른 경로가 있는가?”
무시해도 되는 한계
작은 비틀림은 아예 검토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계값이 정해져 있습니다.
Tu < φ · (1/12) · λ√fck · (Acp² / pcp) → 비틀림 무시 가능
Acp : 단면 외주로 둘러싸인 전체 면적
pcp : 단면 외주 길이
보 400 × 600, fck = 24 MPa
Acp = 400 × 600 = 240,000 mm²
pcp = 2 × (400 + 600) = 2,000 mm
Acp² / pcp = 240,000² / 2,000 = 2.88 × 10⁷ mm³
한계 = 0.75 × (1/12) × 4.899 × 2.88×10⁷
= 0.75 × 0.40825 × 2.88×10⁷
= 8.82 × 10⁶ N·mm
= 8.82 kN·m
Tu가 8.82 kN·m 이하면 무시해도 됩니다. 이 값보다 작은 비틀림은 균열조차 유발하지 못합니다.
400×600 보에서 8.82 kN·m는 생각보다 작은 값입니다. 캔틸레버 슬래브가 1m만 나와도 이 값을 넘기 쉽습니다.
공간트러스 이론
비틀림 균열이 가면 부재가 속이 빈 관처럼 거동합니다. 중심부 콘크리트는 거의 일을 하지 않습니다.
비틀림 균열은 나선형으로 감긴다
┌─────────────────┐
│ ╱ ╱ ╱ ╱ │
│╱ ╱ ╱ ╱ │ ← 45° 나선 균열
└─────────────────┘
저항 요소
· 대각 콘크리트 스트럿 (압축)
· 폐쇄 스터럽 (횡방향 인장)
· 종방향 철근 (길이방향 인장)
여기가 비틀림 설계의 핵심입니다. 비틀림에는 횡방향 철근과 종방향 철근이 둘 다 필요합니다.
전단은 스터럽만으로 되지만, 비틀림은 나선 균열이 부재를 감아 돌기 때문에 길이 방향으로도 벌어지려 합니다. 그걸 잡을 종방향 철근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계산 예제
보 400 × 600, fck = 24 MPa, SD400
피복 40 mm, 폐쇄스터럽 D13
Tu = 40 kN·m (한계 8.82 kN·m 초과 → 검토 필요)
단면 상수
스터럽 중심선 치수
x1 = 400 − 2×40 − 13 = 307 mm
y1 = 600 − 2×40 − 13 = 507 mm
Aoh = 307 × 507 = 155,649 mm² (스터럽 중심선 내부 면적)
ph = 2 × (307 + 507) = 1,628 mm (스터럽 중심선 둘레)
Ao = 0.85 × Aoh = 132,302 mm² (전단흐름 경로 면적)
횡방향 철근 (폐쇄스터럽)
At / s = Tu / (φ · 2 · Ao · fyt · cotθ) θ = 45° → cotθ = 1
= 40×10⁶ / (0.75 × 2 × 132,302 × 400 × 1)
= 40×10⁶ / 79,381,200
= 0.504 mm²/mm
D13 폐쇄스터럽, At = 126.7 mm² ← 가닥 수를 곱하지 않는다
s = 126.7 / 0.504 = 251 mm
여기서 자주 틀립니다. 전단에서는 Av가 스터럽 가닥 수를 곱한 값이었습니다(RC 전단설계 참조). 비틀림에서 At는 한 가닥의 단면적입니다. 전단흐름이 단면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것이라 한쪽 벽면당 한 가닥만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종방향 철근
Al = (At/s) × ph × (fyt/fy) × cot²θ
= 0.504 × 1,628 × 1.0 × 1.0
= 820 mm²
이 철근은 단면 둘레에 균등 배치하고 네 모서리에는 반드시 넣습니다. 간격 제한도 있습니다.
D16 (198.6 mm²) 6본 = 1,192 mm² > 820 mm² ○
→ 모서리 4본 + 중간 각 변에 배치
전단과 합산
같은 보가 전단도 받고 있다면 스터럽은 더해야 합니다.
총 스터럽 소요량 = (Av/s) + 2 × (At/s)
전단 비틀림 (양쪽 벽면)
종방향 철근은 휨철근과 별개로 추가됩니다. 다만 휨압축측에서는 휨에 의한 압축이 비틀림 인장을 상쇄하므로 감할 수 있습니다.
단면 크기 검토
철근을 아무리 넣어도 콘크리트 대각 스트럿이 먼저 깨지면 소용없습니다.
√[ (Vu/(bw·d))² + (Tu·ph/(1.7·Aoh²))² ] ≤ φ · [ Vc/(bw·d) + (2/3)√fck ]
전단과 비틀림을 합성해 한계를 확인하는 식입니다. 넘으면 단면을 키워야 합니다. RC 전단설계에서 Vs 상한을 넘으면 단면을 키워야 했던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평형비틀림을 적합비틀림으로 처리하는 경우
가장 위험합니다. 캔틸레버 슬래브를 받는 테두리보의 비틀림을 재분배로 감했다가는 슬래브가 떨어집니다. 다른 하중 경로가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종방향 철근을 빠뜨리는 경우
두 번째로 흔합니다. 스터럽만 넣고 종방향 철근을 안 넣으면 나선 균열이 그대로 벌어집니다. 휨철근으로 대신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별도로 추가되는 양입니다.
개방형 스터럽을 쓰는 경우
비틀림은 폐쇄 스터럽이어야 합니다. 전단흐름이 단면을 한 바퀴 돌기 때문입니다. 개방형은 고리가 끊긴 지점에서 힘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갈고리는 135°여야 합니다 — 철근 표준갈고리 기준에서 다룬 이유가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At에 가닥 수를 곱하는 경우
전단의 Av와 혼동하는 실수입니다. 비틀림 At는 한 가닥 단면적입니다. 곱하면 스터럽 간격이 두 배로 벌어져 절반만 배근됩니다.
전단과 비틀림 스터럽을 따로 배근하는 경우
같은 스터럽이 둘 다 받으므로 소요량을 더해서 하나로 배근합니다. 따로 계산해 큰 쪽만 쓰면 부족합니다.
단면 크기 검토를 생략하는 경우
콘크리트가 먼저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폭이 좁은 보에서 비틀림이 크면 걸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틀림 균열은 어떻게 생기나요?
순수 비틀림에서는 부재를 45°로 감아 도는 나선 균열이 생깁니다. 전단 균열이 한쪽 면에서 비스듬히 올라가는 것과 달리, 비틀림 균열은 네 면을 연속으로 감습니다. 균열 형상만 봐도 비틀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속이 빈 단면과 꽉 찬 단면 중 어느 쪽이 비틀림에 강한가요?
균열 후에는 거의 같습니다. 어차피 얇은 관처럼 거동하므로 중심부 콘크리트가 하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균열 전 강성은 꽉 찬 단면이 크지만, 극한강도는 둘레가 결정합니다. 그래서 비틀림이 지배하는 부재는 폐단면(박스)이 효율적입니다.
적합비틀림은 얼마나 줄일 수 있나요?
기준이 정한 값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다만 줄인 만큼 인접 부재로 힘이 재분배되므로, 그 부재가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균열은 실제로 발생하므로 사용성 관점에서 최소 철근은 배치합니다.
곡선보는 왜 비틀림이 생기나요?
곡선 부재에서는 휨모멘트 벡터가 부재 축과 나란하지 않습니다. 축 방향 성분이 곧 비틀림입니다. 곡률이 클수록, 스팬이 길수록 커집니다. 곡선 교량 거더에서 비틀림이 지배적인 경우가 흔합니다.
강구조도 비틀림 검토를 하나요?
합니다. 다만 폐단면(강관, 박스)과 개단면(H형강)의 차이가 극단적입니다. H형강은 비틀림 강성이 매우 낮아 뒴비틀림이 지배하고, 이것이 횡좌굴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비틀림이 문제되면 박스 단면으로 바꾸는 것이 정석입니다.
정리
-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보가 비틀림을 못 받으면 다른 경로가 있는가?”
- 없으면 평형비틀림 — 반드시 설계. 있으면 적합비틀림 — 감소 허용.
- 무시 한계는
φ(1/12)√fck (Acp²/pcp). 예제 400×600에서 8.82 kN·m입니다. - 균열 후에는 속이 빈 관처럼 거동합니다. 그래서 폐쇄 스터럽 + 종방향 철근이 둘 다 필요합니다.
- 예제에서 스터럽 D13@250, 종방향 철근 820 mm²가 나왔습니다.
At는 한 가닥 단면적입니다. 전단의Av와 다릅니다.- 전단 스터럽과 비틀림 스터럽은 더해서 배근합니다.
- 철근을 넣어도 콘크리트가 먼저 깨질 수 있습니다. 단면 크기 검토를 빼지 마세요.
전단 설계는 RC 전단설계, 스터럽 갈고리는 철근 표준갈고리 기준, 강구조의 비틀림은 강구조 보 횡좌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