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설계
기둥 P-M 상관도 — 축력이 줄면 휨에 더 위험해집니다
보는 휨강도 하나로 판정합니다. φMn ≥ Mu면 됩니다.
기둥은 그렇게 안 됩니다. 축력과 휨모멘트를 동시에 받고, 한쪽이 달라지면 다른 쪽의 저항 능력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강도가 값 하나가 아니라 곡선으로 주어집니다.
그리고 그 곡선은 직관과 반대 방향으로 생겼습니다.
P-M 상관도의 형태
P
↑
│● 순수압축 (Pn,max)
│ ╲
│ ╲
│ ╲ ← 압축지배 구간
│ ╲
│ ● 균형점 (Mn 최대)
│ ╱
│ ╱ ← 인장지배 구간
│ ╱
│ ╱
│● 순수휨
└──────────────────→ M
곡선 안쪽이 안전, 바깥쪽이 불합격입니다. (Mu, Pu) 점을 찍어서 안에 들어오는지 봅니다.
주목할 것은 곡선이 바깥으로 볼록하다는 점입니다. 축력이 0에서 올라가는 동안 휨강도가 함께 커집니다. 어느 지점에서 최대가 되고, 그 뒤로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그 꼭짓점이 균형점입니다.
세 점을 직접 계산해 봅니다
기둥 500 × 500
fck = 24 MPa, SD400
주철근 6-D22 (양면 3본씩)
Ast = 6 × 387 = 2,322 mm² As = As' = 1,161 mm²
Ag = 250,000 mm²
d = 440 mm, d' = 60 mm
순수압축
Po = 0.85 fck (Ag − Ast) + fy·Ast
= 0.85 × 24 × 247,678 + 400 × 2,322
= 5,052,631 + 928,800
= 5,981 kN
실제 설계에서는 이 값을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예기치 못한 편심을 고려해 깎습니다.
Pn,max = 0.80 × Po = 4,785 kN (띠철근 기둥)
완전한 중심축하중은 현실에 없습니다. 시공 오차, 하중의 불균등, 부재의 초기 변형이 항상 약간의 편심을 만듭니다. 0.80이 그 몫입니다.
균형점
인장철근이 항복하는 순간과 콘크리트가 압축파괴하는 순간이 동시에 오는 상태입니다.
c_b = 600 d / (600 + fy) = 600 × 440 / 1,000 = 264 mm
a_b = 0.80 × 264 = 211.2 mm
압축철근 변형률
εs' = 0.003 × (264 − 60)/264 = 0.00232 > εy = 0.002 → 항복
세 힘을 구합니다.
Cc = 0.85 × 24 × 211.2 × 500 = 2,154 kN (콘크리트 압축)
Cs = 1,161 × (400 − 20.4) = 441 kN (압축철근)
T = 1,161 × 400 = 464 kN (인장철근)
Pn,b = Cc + Cs − T = 2,154 + 441 − 464 = 2,131 kN
모멘트는 단면 도심(h/2 = 250) 기준으로 모읍니다.
Mn,b = Cc × (250 − 105.6) + Cs × (250 − 60) + T × (440 − 250)
= 2,154 × 0.1444 + 441 × 0.190 + 464 × 0.190
= 311.0 + 83.8 + 88.2
= 483.0 kN·m
순수휨
축력이 0인 상태입니다. 압축철근 기여를 무시한 근사로 계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a = 1,161 × 400 / (0.85 × 24 × 500) = 45.5 mm
Mn = 464,400 × (440 − 22.75) = 193.8 kN·m
세 점 비교
| 상태 | Pn | Mn |
|---|---|---|
| 순수압축 | 4,785 kN | 0 |
| 균형점 | 2,131 kN | 483.0 kN·m |
| 순수휨 | 0 | 193.8 kN·m |
축력이 0에서 2,131 kN으로 올라가는 동안 휨강도가 2.5배가 됐습니다.
왜 축력이 휨에 도움이 되는가
휨은 단면의 한쪽을 인장시킵니다. 콘크리트는 인장에 약하니 그쪽이 먼저 균열이 갑니다.
여기에 축압축이 걸리면 인장측 응력이 상쇄됩니다. 균열이 늦게 생기고, 유효 단면이 오래 유지됩니다.
[순수휨] [압축 + 휨]
압축 ▓▓▓ 압축 ▓▓▓▓▓
───────── 중립축 ───────── 중립축이 내려감
인장 ░░░ 인장 ░
↑ ↑
균열 빨리 발생 압축이 상쇄해 늦게 발생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가 같은 원리를 씁니다. 미리 압축을 걸어 인장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균형점을 넘으면 반대가 됩니다
Pn > Pn,b 압축지배 → 축력이 늘수록 휨강도 급감
Pn < Pn,b 인장지배 → 축력이 줄수록 휨강도 감소
균형점 위에서는 콘크리트 압축측이 이미 한계에 가깝습니다. 축력이 더 들어오면 휨을 받을 여유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구간의 파괴는 콘크리트 압축파괴입니다. 철근이 항복하지 않은 채로 갑니다. 연성이 없습니다.
RC 보 휨설계에서 과보강보를 금지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다만 기둥은 축력을 받아야 하는 부재라 압축지배를 피할 수 없고, 대신 띠철근·나선철근으로 심부를 구속해 연성을 확보합니다. 나선철근 기둥의 Pn,max 계수가 0.85로 띠철근(0.80)보다 큰 것도 구속 효과 때문입니다.
강도감소계수가 구간마다 다릅니다
εt ≤ 0.002 (SD400) 압축지배 φ = 0.65 (띠철근)
0.002 < εt < 0.005 전이구간 선형보간
εt ≥ 0.005 인장지배 φ = 0.85
설계 상관도는 여기에 φ를 곱한 값입니다.
| 상태 | Pn / Mn | φ | φPn / φMn |
|---|---|---|---|
| 순수압축 | 4,785 / 0 | 0.65 | 3,110 / 0 |
| 균형점 | 2,131 / 483.0 | 0.65 | 1,385 / 314.0 |
| 순수휨 | 0 / 193.8 | 0.85 | 0 / 164.7 |
균형점에서 εt = εy = 0.002이므로 압축지배 경계입니다. φ = 0.65가 적용됩니다.
실무 함의 — 축력이 작은 조합을 확인하세요
기둥 검토에서 가장 흔한 누락이 여기 있습니다.
축력이 가장 큰 조합만 보면 안전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관도가 볼록하니, 축력이 작아지는 조합에서 오히려 여유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지진 하중조합이 대표적입니다.
1.2D + 1.0E + 1.0L → 축력 증가
0.9D − 1.0E → 축력 감소 ← 여기
기둥 고정하중 축력 D = 1,500 kN, 지진에 의한 축력 변동 ±700 kN
조합 A 1.2D + 1.0E → Pu = 1,800 + 700 = 2,500 kN
조합 B 0.9D − 1.0E → Pu = 1,350 − 700 = 650 kN
Pu = 650 kN은 균형점(1,385)의 절반도 안 됩니다. 인장지배 구간 깊숙한 곳이고, 여기서 φMn은 순수휨 164.7과 균형점 314.0 사이에서 약 235 kN·m 수준입니다.
같은 지진 모멘트를 받는데 축력이 작은 조합에서 휨 저항이 25% 낮습니다. 조합 A만 검토하고 넘어가면 조합 B에서 걸립니다.
0.9D라는 계수가 왜 존재하는지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고정하중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불리해지는 경우를 잡기 위한 조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중조합 정리에 있습니다.
장주 효과 — 상관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단주 기준입니다. 기둥이 세장하면 축력이 횡변위에 곱해져 추가 모멘트가 생깁니다.
Mc = δ · M2
δ는 모멘트 확대계수로 1보다 큽니다. 세장비가 클수록, 축력이 클수록 커집니다. 상관도에 찍는 점의 M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세장비 판정과 유효좌굴길이는 세장비와 좌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단부 구속 조건에 따라 좌굴하중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여기서도 그대로 작용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축력 최대 조합만 검토하는 경우
앞에서 본 대로 축력이 작은 조합이 지배할 수 있습니다. 상관도가 볼록하다는 사실 자체가 이 검토를 요구합니다.
φ를 0.65로 고정하는 경우
인장지배 구간에서는 0.85까지 올라갑니다. 0.65로 고정하면 순수휨 근처에서 24% 과설계입니다. 반대로 0.85로 고정하면 압축지배 구간에서 위험합니다.
Pn,max 감소계수를 빼먹는 경우
Po를 그대로 쓰면 5,981 kN이지만 실제 상한은 4,785 kN입니다. 20% 차이입니다. 완전 중심축하중은 현실에 없다는 전제에서 나온 값입니다.
2축 휨을 1축씩만 검토하는 경우
기둥은 양방향 모멘트를 동시에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축 단독으로 만족해도 조합하면 불합격일 수 있습니다. 등가 편심법이나 상반작용법 같은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장주 효과를 무시하는 경우
세장비 판정을 먼저 하고, 장주라면 모멘트 확대계수를 반영해야 합니다. 층고가 높거나 횡구속이 약한 기둥에서 무시하면 실제 모멘트가 계산값을 크게 넘습니다.
띠철근 간격을 배근 편의로 정하는 경우
띠철근은 주철근 좌굴을 막고 심부를 구속합니다. 간격 규정은 주철근 지름, 띠철근 지름, 부재 치수로 정해집니다. 내진 상세에서는 단부 구간에 더 조밀한 배치가 요구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상관도는 매번 직접 그리나요?
실무에서는 구조해석 프로그램이 그려 줍니다. 다만 곡선의 형태와 균형점 위치를 이해하고 있어야 결과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글처럼 세 점을 손으로 계산해 보면 프로그램 결과의 타당성을 검산할 수 있습니다.
균형파괴는 실제로 일어나나요?
정확히 균형 상태로 파괴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균형점은 압축지배와 인장지배를 나누는 경계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설계할 때는 균형점 아래(인장지배 쪽)에 오도록 하는 것이 연성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나선철근 기둥이 왜 유리한가요?
나선철근은 심부 콘크리트를 원주 방향으로 구속합니다. 구속된 콘크리트는 압축강도와 변형 능력이 함께 올라갑니다. 피복이 떨어져 나간 뒤에도 심부가 버티므로 급격한 붕괴를 늦춥니다. Pn,max 계수와 φ 값이 띠철근보다 유리한 이유입니다.
철근비는 얼마로 잡나요?
기둥 주철근비는 하한과 상한이 함께 규정됩니다. 하한은 크리프·건조수축에 의한 응력 재분배를 감당하기 위한 것이고, 상한은 시공성과 이음 문제 때문입니다. 이음 위치에서 철근이 겹치면 실제 철근비가 두 배가 되므로, 상한 근처로 설계하면 이음부에서 배근이 불가능해집니다. 철근 이음길이와 철근 배근 간격 기준을 함께 보세요.
기둥 단면을 키우는 것과 철근을 늘리는 것 중 뭐가 낫나요?
축력이 지배하면 단면 확대가 효율적입니다. Po 식에서 0.85 fck·Ag 항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휨이 지배하면 철근 증가나 배치 변경(단면 외곽으로 분산)이 효과적입니다. 상관도의 어느 구간에 있는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정리
- 기둥은 P와 M을 함께 봅니다. 강도가 값이 아니라 곡선입니다.
- 상관도는 바깥으로 볼록합니다. 축력이 늘면 휨강도가 함께 늘어납니다. 예제에서 0 → 2,131 kN 사이에 휨강도가 2.5배가 됐습니다.
- 축압축이 인장측 응력을 상쇄해 균열을 늦추기 때문입니다.
- 균형점을 넘으면 반대로 급감하고, 파괴가 취성적입니다. 그래서 심부 구속이 필요합니다.
- φ가 구간마다 다릅니다. 압축지배 0.65, 인장지배 0.85, 사이는 보간입니다.
- 축력이 작은 조합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0.9D − 1.0E에서 휨 저항이 25% 낮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 세장하면 모멘트 확대계수를 반영해야 합니다.
휨과 전단 설계는 RC 보 휨설계와 RC 전단설계에, 세장비 판정은 세장비와 좌굴에, 하중조합은 하중조합 정리와 지진하중과 내진설계 개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