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옹벽 안정검토 — 활동·전도·지지력 중 무엇이 먼저 무너지는가

옹벽은 세 가지 방식으로 무너집니다. 밀려나거나, 넘어지거나, 가라앉습니다.

셋 다 검토해야 하지만 실제로 지배하는 것은 대개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는 대부분 활동입니다.

검토 항목과 안전율

검토 무슨 파괴인가 안전율
활동 (Sliding) 저판이 수평으로 밀림 1.5
전도 (Overturning) 앞굽을 축으로 넘어짐 2.0
지지력 (Bearing) 저판 아래 지반이 항복 qmax ≤ qa
전체 안정 옹벽째로 원호활동 1.5

지지력만 안전율 형태가 아닙니다. 허용지지력 안에 이미 안전율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독립기초에서 다룬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전체 안정(원호활동)은 옹벽 자체가 아니라 지반 덩어리가 통째로 미끄러지는 것으로, 사면 안정 해석 영역입니다. 이 글에서는 앞의 세 가지를 다룹니다.

검토 대상

        │←0.4→│
    ────┬─────┬──────────────
        │     │              ↑
        │     │   뒤채움     │
        │ 줄기│              4.5 m
        │     │   γ=19       │
        │     │   φ=30°      │
    ┌───┴─────┴──────────┐  ↓  ── 0.5 m
    │        저판         │
    └─────────────────────┘
    │←0.8→│←0.4→│←─1.8──→│
    │←──────  3.0 m  ─────→│
     ↑
     O (전도 회전축)

전체 높이 H = 5.0 m
뒤채움 γ = 19 kN/m³, φ = 30°
상재하중 q = 10 kPa
콘크리트 24 kN/m³
허용지지력 qa = 200 kPa

저판 폭 3.0m는 0.6H입니다. 초기 치수로 흔히 쓰는 0.5H ~ 0.7H 범위 안입니다.

수평력 — 주동토압

Ka = tan²(45° − φ/2) = tan²30° = 0.333

토압은 두 부분입니다. 흙 자중에 의한 삼각형 분포와, 상재하중에 의한 사각형 분포입니다.

흙 자중분   Pa1 = ½ × Ka × γ × H²
               = ½ × 0.333 × 19 × 5²        = 79.1 kN/m
               작용점 H/3 = 1.667 m

상재하중분  Pa2 = Ka × q × H
               = 0.333 × 10 × 5             = 16.7 kN/m
               작용점 H/2 = 2.500 m

합계        Pa  = 95.8 kN/m
합력 작용점  ȳ  = (79.1×1.667 + 16.7×2.5) / 95.8 = 1.81 m

상재하중 10 kPa이 만드는 토압이 전체의 17%입니다. 작아 보이는 상재하중이 그냥 넘길 값이 아닙니다.

수직력과 저항모멘트

앞굽 하단 O를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항목 계산 V (kN/m) 팔 (m) M (kN·m/m)
저판 3.0 × 0.5 × 24 36.0 1.50 54.0
줄기 0.4 × 4.5 × 24 43.2 1.00 43.2
뒷굽 위 흙 1.8 × 4.5 × 19 153.9 2.10 323.2
뒷굽 위 상재 1.8 × 10 18.0 2.10 37.8
합계 251.1 458.2

주목할 것은 **뒷굽 위의 흙이 전체 수직력의 61%**라는 점입니다. 옹벽을 붙잡고 있는 것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뒷굽 위에 얹힌 흙입니다.

역T형 옹벽에서 뒷굽을 길게 뽑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콘크리트를 늘리는 것보다 흙을 얹는 편이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전도 검토

전도모멘트 Mo = Pa × ȳ = 95.8 × 1.81 = 173.5 kN·m/m
저항모멘트 Mr = 458.2 kN·m/m

FS = 458.2 / 173.5 = 2.64  >  2.0   ○

여유가 있습니다. 전도는 대개 먼저 걸리는 항목이 아닙니다.

활동 검토 — 여기서 갈립니다

저항력 = μ × ΣV

문제는 μ를 무엇으로 잡느냐입니다. 저판 콘크리트와 기초지반 사이의 마찰이라 값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가정 A] μ = tan(⅔φ) = tan20° = 0.364
         저항 = 0.364 × 251.1 = 91.4 kN/m
         FS = 91.4 / 95.8 = 0.95   ✕  불량

[가정 B] μ = tan φ = tan30° = 0.577
         저항 = 0.577 × 251.1 = 145.0 kN/m
         FS = 145.0 / 95.8 = 1.51   ○  겨우 만족
마찰계수 가정 μ FS 판정
tan(⅔φ) 0.364 0.95 불량
tan φ 0.577 1.51 만족

계수 하나로 판정이 뒤집힙니다. 그리고 만족 쪽도 1.51로 기준값에 겨우 걸칩니다.

옹벽 검토에서 활동이 지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전도는 저항모멘트가 팔 길이를 곱해 커지는 반면, 활동은 수직력에 1보다 작은 계수를 곱한 값만으로 수평력 전체를 감당해야 합니다.

μ를 어떻게 잡을지는 기초지반 종류와 저판 시공 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버림 콘크리트 위에 치는지 원지반에 직접 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지반조사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값을 쓰고, 없으면 안전측을 택합니다. 임의로 큰 값을 쓰면 판정이 뒤집히는 항목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활동이 부족할 때 세 가지 대책

1. 저판 확대

가정 A(μ = 0.364)로 안전율 1.5를 맞추려면 얼마나 키워야 하는지 보겠습니다.

B = 4.5 m (뒷굽 3.3 m)

저판     4.5 × 0.5 × 24        =  54.0
줄기                            =  43.2
뒷굽 위 흙 3.3 × 4.5 × 19       = 282.2
뒷굽 위 상재 3.3 × 10           =  33.0
                          ΣV    = 412.4 kN/m

저항 = 0.364 × 412.4 = 150.1 kN/m
FS = 150.1 / 95.8 = 1.57  ○

B = 3.0에서 4.5로. 0.6H에서 0.9H가 됐습니다. 저판 폭이 50% 늘어납니다. 확실하지만 부지와 굴착량을 그만큼 요구합니다.

2. 활동방지벽(전단키)

저판 아래로 돌기를 내려 전면 지반의 수동토압을 쓰는 방법입니다.

Kp = tan²(45° + φ/2) = tan²60° = 3.0

깊이 0.8 m 전단키, 저판 하단 근입 1.0 m 기준
Pp = ½ × Kp × γ × (1.8² − 1.0²)
   = ½ × 3.0 × 19 × 2.24
   = 63.8 kN/m

저항 = 91.4 + 63.8 = 155.2 kN/m
FS = 155.2 / 95.8 = 1.62  ○

저판을 키우지 않고 해결됩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수동토압을 쓰려면
  · 전면 지반이 영구히 유지되어야 함 (굴착·배관 공사 금지)
  · 수동토압 발현에 필요한 변위가 허용되어야 함
  · 지표 근처 흙은 신뢰도가 낮아 제외하는 것이 보통

수동토압은 주동토압보다 훨씬 큰 값이라 계산상 매력적이지만, 전면이 파헤쳐지면 그날로 사라지는 저항입니다. 전부를 믿지 않고 일부만 반영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것이 보수적인 방법입니다.

3. 뒷굽 연장

뒷굽만 늘려 흙 중량을 더 얹는 방법입니다. 앞의 표에서 봤듯 뒷굽 위 흙이 수직력의 대부분이라 효과가 큽니다. 저판 전체를 키우는 것보다 콘크리트가 덜 듭니다.

지지력 검토

편심 e = B/2 − (Mr − Mo)/ΣV
       = 1.5 − (458.2 − 173.5)/251.1
       = 1.5 − 1.134
       = 0.366 m

B/6 = 0.5 m   →   e = 0.366 < 0.5   ○  전단면 압축
qmax = (ΣV/B) × (1 + 6e/B) = 83.7 × 1.732 = 145.0 kPa
qmin = (ΣV/B) × (1 − 6e/B) = 83.7 × 0.268 =  22.4 kPa

qmax = 145.0  <  qa = 200   ○

qmax가 qmin의 6.5배입니다. 지지력 자체는 여유가 있지만 이 불균등이 부등침하로 나타나면 옹벽이 앞으로 기웁니다. 기울면 토압 조건이 바뀌고, 바뀐 조건이 다시 기울기를 키웁니다.

배수 — 계산에 없던 힘이 들어오는 경우

지금까지 계산에는 수압이 없습니다. 배수가 된다는 전제입니다. 그 전제가 깨지면 어떻게 되는지 보겠습니다.

뒤채움이 지표까지 포화된 경우입니다.

수중단위중량 γ' = 19 − 9.81 = 9.19 kN/m³

토압 (수중 흙)   ½ × 0.333 × 9.19 × 25   =  38.3 kN/m
상재분           0.333 × 10 × 5          =  16.7 kN/m
정수압           ½ × 9.81 × 25           = 122.6 kN/m
                                    합계  = 177.5 kN/m
배수 정상 포화
수평력 95.8 kN/m 177.5 kN/m
증가율 — +85%

수평력이 85% 늘어납니다. 흙의 유효중량이 줄어 토압 자체는 감소했는데, 정수압이 그보다 훨씬 크게 들어옵니다.

여기에 수직력도 줄어듭니다. 뒷굽 위 흙이 수중단위중량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항은 줄고 하중은 늘어나니 활동과 전도가 동시에 무너집니다. 안전율 1.5나 2.0으로 감당되는 크기가 아닙니다.

옹벽 붕괴 사례에서 배수 불량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배수공은 부속 시설이 아니라 구조 부재입니다. 배수구멍, 뒷채움 배수재, 유공관이 계산의 전제 조건을 유지시켜 줍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마찰계수를 관행으로 정하는 경우

앞에서 봤듯 0.364와 0.577 사이에서 판정이 뒤집힙니다. 지반조사 보고서 값을 확인하고, 근거를 계산서에 남겨야 합니다.

상재하중을 빠뜨리는 경우

예제에서 상재 10 kPa이 토압의 17%를 만듭니다. 옹벽 상부에 차량이 다니거나 자재가 쌓이는 조건이면 값이 훨씬 커집니다. 시공 중 장비 하중이 설계 상재하중을 넘는 경우도 흔합니다.

수동토압을 전부 반영하는 경우

전면 지반이 영구히 유지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나중에 관로 매설 공사로 전면을 파면 계산 전제가 사라집니다. 안전측으로 일부만 쓰거나 무시하는 편이 낫습니다.

배수를 시공 항목으로만 취급하는 경우

배수가 안 되면 수평력이 85% 늘어납니다. 어떤 안전율로도 감당이 안 되는 크기입니다. 배수 상세는 구조도면에 명기할 항목입니다.

전도 안전율만 보고 안심하는 경우

전도는 2.64로 여유가 컸지만 활동은 0.95였습니다. 세 가지를 다 봐야 하고, 지배하는 것은 대개 활동입니다.

줄기 배근을 안정검토와 별개로 하는 경우

안정검토는 옹벽이 통째로 움직이는지를 봅니다. 이와 별도로 줄기와 저판을 철근콘크리트 부재로 검토해야 합니다. 줄기 하단이 최대 모멘트를 받는 캔틸레버이고, 뒷굽은 위에서 흙을 받는 캔틸레버입니다. 여기서도 정착길이가 배근을 제한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주동토압과 정지토압은 언제 구분하나요?

옹벽이 앞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주동토압을 씁니다. 지하 외벽처럼 상하부가 슬래브에 물려 움직일 수 없는 구조는 정지토압을 씁니다. K0는 Ka보다 크므로, 움직일 수 없는 벽을 주동토압으로 설계하면 과소평가입니다.

뒷굽 위 흙 무게를 저항으로 써도 되나요?

역T형 옹벽에서는 씁니다. 뒷굽 위 흙은 옹벽과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토압 산정면을 어디로 잡느냐와 일관되어야 합니다. 뒷굽 끝의 연직면을 토압 작용면으로 잡았다면 그 안쪽 흙은 저항 쪽에 포함됩니다. 두 번 세거나 빠뜨리지 않는 것이 요점입니다.

안전율이 1.5를 겨우 넘으면 괜찮은 건가요?

숫자상으로는 만족입니다. 다만 토압과 마찰계수는 추정값의 폭이 큰 항목이라, 여유가 없으면 가정 하나가 흔들릴 때 곧바로 불량이 됩니다. 예제의 1.51이 그런 경우입니다. 어느 가정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함께 보는 것이 실무입니다.

지진 시에는 어떻게 검토하나요?

지진 시 토압은 정적 토압보다 커지고, 관성력이 옹벽 자중에도 작용합니다. 일시적 하중이므로 안전율을 낮춰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적용 기준은 구조물 종류와 기준서를 따릅니다. 지진하중의 기본 개념은 지진하중과 내진설계 개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보강토 옹벽은 검토 방법이 같나요?

내적 안정(보강재 파단·인발)이라는 항목이 추가됩니다. 외적 안정은 활동·전도·지지력·전체 안정으로 이 글과 같은 틀입니다. 보강토체를 하나의 중력식 옹벽으로 보고 검토합니다.

정리

  • 옹벽은 세 가지로 무너집니다. 활동(1.5), 전도(2.0), 지지력(qmax ≤ qa).
  • 예제에서 전도는 2.64로 여유, 활동은 0.95 또는 1.51. 지배하는 것은 활동입니다.
  • 마찰계수 가정 하나로 판정이 뒤집힙니다. tan(⅔φ)와 tanφ 사이에서 0.95와 1.51이 갈렸습니다.
  • 옹벽을 붙잡는 것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뒷굽 위 흙입니다. 예제에서 수직력의 61%였습니다.
  • 활동 대책은 저판 확대(0.6H → 0.9H), 전단키, 뒷굽 연장. 수동토압은 전면이 유지될 때만 유효합니다.
  • 배수가 깨지면 수평력이 85% 늘어납니다. 안전율로 감당되는 크기가 아닙니다. 배수는 구조 항목입니다.

기초 형식의 선택은 독립기초 지지력 검토와 말뚝기초 개요에, 지진하중은 지진하중과 내진설계 개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옹벽 부재 배근은 철근 정착길이 계산과 철근 배근 간격 기준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