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조
고장력볼트 접합 — 볼트보다 구멍이 먼저 걸립니다
볼트 접합을 설계할 때 대부분 볼트 본수부터 셉니다. 그런데 볼트를 다 정하고 나면 자주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볼트를 넣으려고 뚫은 구멍이 부재 단면을 깎아 먹습니다. 그리고 그쪽이 먼저 불합격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접합 방식이 세 가지입니다
[마찰접합] [지압접합]
═══════╤═══════ ═══════╤═══════
───────┼─────── ───────┼───────
═══════╧═══════ ═══════╧═══════
판을 눌러 마찰로 전달 볼트 축부가 판을 지압
미끄러지지 않음 미끄러진 뒤 지압으로 전달
[인장접합]
볼트 축 방향으로 인장을 전달 (엔드플레이트 접합 등)
국내 건축·토목 강구조에서 표준은 마찰접합입니다. 미끄러짐이 없어 변형이 작고, 반복하중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지압접합은 미끄러짐을 허용합니다. 구조물이 한 번 밀린 뒤 지압으로 버티는 것이라 변형이 큽니다. 진동이나 반복하중이 있는 부위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 구분 | 마찰접합 | 지압접합 |
|---|---|---|
| 전달 기구 | 접촉면 마찰 | 볼트 지압·전단 |
| 미끄러짐 | 없음 | 허용 |
| 접촉면 처리 | 필수 | 불필요 |
| 반복하중 | 유리 | 불리 |
| 조임 관리 | 엄격 | 상대적으로 완화 |
볼트 등급과 설계볼트장력
F10T → 인장강도 1,000 N/mm² 급 고장력볼트
F8T → 800 N/mm² 급
마찰접합의 힘은 조임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볼트마다 얼마나 조일지가 기준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 볼트 | F8T | F10T |
|---|---|---|
| M20 | 130 kN | 165 kN |
| M22 | 160 kN | 200 kN |
| M24 | 190 kN | 238 kN |
이 값이 설계볼트장력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조일 때는 여기에 여유를 더한 표준볼트장력으로 조입니다. 릴랙세이션으로 장력이 조금 빠지기 때문입니다.
미끄럼강도
Rn = μ × To × Ns
μ : 미끄럼계수 (블라스트 처리 또는 붉은 녹 발생면 0.5)
To : 설계볼트장력
Ns : 마찰면 수
F10T M22, 양면 덧판(2면 마찰), μ = 0.5
Rn = 0.5 × 200 × 2 = 200 kN / 볼트
세부 보정계수는 적용 기준서를 따르세요. 개념은 “조임력 × 마찰계수 × 마찰면 수” 하나입니다.
여기서 실무 결론이 나옵니다. 접촉면 처리가 곧 강도입니다. 도장을 하면 μ가 크게 떨어집니다. 마찰접합면에는 페인트를 칠하지 않고, 이미 칠했다면 벗겨내야 합니다. 이건 미관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입니다.
설계 예제 — 인장재 이음
평판 인장재 폭 200 × 두께 12 mm
SS275 (Fy = 275, Fu = 410 MPa)
Pu = 600 kN
F10T M22 마찰접합, 양면 덧판 (2면 마찰)
표준구멍 지름 24 mm
1단계 — 볼트 본수
볼트 1본 = 200 kN
필요 본수 = 600 / 200 = 3.0 → 4본 (2열 × 2행)
여기까지는 쉽습니다. 문제는 다음입니다.
2단계 — 부재 단면 검토
┌─────────────────────┐
│ ○ ○ │ ← 한 단면에 구멍 2개
200 │ │
│ ○ ○ │
└─────────────────────┘
인장재는 두 가지로 파괴됩니다.
[총단면 항복] 구멍이 없는 부분이 늘어나며 항복
φPn = 0.90 × Fy × Ag
[순단면 파단] 구멍이 있는 단면이 끊어짐
φPn = 0.75 × Fu × An × U
Ag = 200 × 12 = 2,400 mm²
An = (200 − 2 × 24) × 12 = 152 × 12 = 1,824 mm²
An / Ag = 0.76 ← 구멍이 단면의 24%를 먹음
총단면 항복 0.90 × 275 × 2,400 = 594.0 kN
순단면 파단 0.75 × 410 × 1,824 = 560.9 kN ← 지배
560.9 kN < 600 kN ✕ 불합격
볼트는 충분한데 부재가 부족합니다. 그것도 볼트를 넣기 위해 뚫은 구멍 때문입니다.
3단계 — 부재 확대
폭 220 mm로 변경
Ag = 220 × 12 = 2,640 mm²
An = (220 − 48) × 12 = 2,064 mm²
총단면 항복 0.90 × 275 × 2,640 = 653.4 kN
순단면 파단 0.75 × 410 × 2,064 = 634.7 kN ← 지배
634.7 kN > 600 kN ○
폭을 10% 키워 해결했습니다. 볼트 본수는 그대로입니다.
인장재 접합에서 지배하는 것은 대개 볼트가 아니라 순단면입니다. 접합부를 설계할 때 부재 단면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볼트 배치 규정
강도 계산 못지않게 배치가 중요합니다.
← 연단거리 간격 p 연단거리 →
┌──┬──────────────┬──────────────┬──┐
│ ○ ○ ○ │
게이지 g│ │
│ ○ ○ ○ │
└──┴──────────────┴──────────────┴──┘
최소 볼트 간격 2.5d (권장 3d)
M22 → 55 mm 이상, 실무 60~70 mm
최소 연단거리 구멍 가공 방법과 볼트 지름에 따라 규정
너무 짧으면 연단이 찢어짐 (전단파단)
최대 간격 부식과 들뜸 방지를 위한 상한
간격이 좁으면 볼트 사이 콘크리트가 아니라 강판이 찢어집니다. 블록전단파단이라는 별도 검토 항목이 여기서 나옵니다. 볼트 무리 주변이 뭉텅이로 뜯겨 나가는 파괴 형태입니다.
조임 관리
마찰접합의 강도는 조임력에서 나오므로, 조임이 관리되지 않으면 계산이 무의미합니다.
[토크법] 토크렌치로 규정 토크까지 조임
→ 마찰 상태에 따라 실제 장력이 흔들림
[너트회전법] 밀착 후 규정 각도만큼 추가 회전
→ 축력 관리에 유리
[T/S 볼트] 규정 토크에서 핀테일이 파단
→ 조임 완료가 눈으로 확인됨
T/S 볼트(토크전단형)가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이유는 조임 완료 여부가 육안으로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핀테일이 떨어져 나갔으면 조인 것이고, 붙어 있으면 안 조인 것입니다.
조임 순서도 정해져 있습니다. 중앙에서 바깥으로 진행합니다. 바깥부터 조이면 판이 들뜬 채로 고정되어 접촉면이 밀착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마찰면에 도장을 하는 경우
가장 흔하고 가장 치명적입니다. μ = 0.5를 전제로 계산했는데 도장면은 그에 한참 못 미칩니다. 마찰접합부는 도장 제외 구간으로 도면에 명기해야 합니다.
순단면 검토를 빠뜨리는 경우
예제에서 볼트는 합격인데 부재가 불합격이었습니다. 접합부 계산서에 볼트 검토만 있고 부재 검토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단지연계수 U를 1.0으로 두는 경우
평판을 전폭으로 접합하면 U = 1.0이지만, ㄱ형강을 한쪽 다리만으로 접합하거나 H형강을 플랜지만 접합하면 U가 1보다 작아집니다. 응력이 단면 전체에 고르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시하면 위험측입니다.
볼트 등급을 혼용하는 경우
같은 접합부에 F8T와 F10T가 섞이면 장력이 달라 하중 분담이 계산과 달라집니다. 현장 재고 사정으로 섞이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지압접합에서 나사부 위치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
전단면에 나사부가 걸리면 유효 단면적이 줄어 강도가 낮아집니다. 나사부가 전단면에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구분해 설계해야 합니다.
과대구멍·장공을 쓰면서 강도를 그대로 두는 경우
시공 오차 흡수를 위해 과대구멍이나 장공을 쓰면 미끄럼강도가 감소합니다. 구멍 종류에 따른 감소를 반영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찰접합인데 왜 볼트 전단도 검토하나요?
마찰이 깨진 극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미끄러진 뒤에는 볼트가 지압·전단으로 힘을 받게 되므로, 그 상태에서도 파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미끄럼은 사용성 한계, 볼트 파단은 강도 한계로 성격이 다릅니다.
용접과 볼트를 같은 접합부에 쓸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하중을 분담시키지 않습니다. 강성이 크게 달라 용접이 먼저 대부분을 받고 파단한 뒤에야 볼트가 일합니다. 병용이 필요하면 어느 한쪽이 전체를 받도록 설계합니다. 다만 시공 순서상 볼트로 가조립하고 용접하는 것은 별개 문제입니다.
볼트 구멍은 왜 볼트보다 큰가요?
시공 오차 때문입니다. M22 표준구멍이 24mm로 2mm 큽니다. 부재 제작과 조립에서 정확히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여유를 둡니다. 이 여유가 순단면 계산에서 그대로 손실로 잡힙니다.
재사용 볼트를 써도 되나요?
고장력볼트는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조일 때 소성변형이 일어나 다시 조이면 규정 장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 T/S 볼트는 핀테일이 이미 파단되어 재조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순단면 검토에서 지그재그 배치는 어떻게 하나요?
구멍이 엇갈려 배치되면 파단선이 비스듬해집니다. 이때는 엇갈린 구간에 대해 보정항을 더해 순폭을 계산합니다. 여러 파단 경로 중 가장 작은 값을 씁니다. 지그재그 배치는 순단면 손실을 줄이려는 목적으로도 씁니다.
정리
- 국내 표준은 마찰접합입니다. 힘은 조임력에서 나오고, 그래서 접촉면 처리가 곧 강도입니다.
- 미끄럼강도는
μ × 설계볼트장력 × 마찰면 수. F10T M22 2면이면 200 kN/볼트입니다. - 인장재 이음에서 지배하는 것은 대개 볼트가 아니라 순단면입니다. 예제에서 구멍이 단면의 24%를 먹었습니다.
- 총단면 항복(φ = 0.90)과 순단면 파단(φ = 0.75) 중 작은 값이 강도입니다.
- 볼트 간격과 연단거리는 블록전단파단과 직결됩니다.
- 조임 관리 없이는 계산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T/S 볼트는 완료 여부가 눈으로 확인됩니다.
강재 종류와 특성은 강재 SS275·SM355 차이에, 단면 제원 읽는 법은 H형강 규격표 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단면 성능은 단면 성능 계산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